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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의 일상 · 시와 그림

눈을 뜨면....

유혈 시인 큐티 · 2026년 10월 16일

눈을 뜨면....

나를 따 먹은 배부른 모기들이

침대위 베이지색 벽지에 붙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배가 불른 그들은

몸 안에 담긴 내 피로

짙은 색을 띠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전기모기채(일명 = 따닥이)를

들고 토르의 번개로 그들을 응징한다.

방안에 퍼지는 따다닦하는 소리와

구수한 탄내가 나를 깨워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소문난 잔치에 아직 참여하지 못한

나를 따먹지 못한 어린 모기들의

활기찬 비행과 순간 방향전환

모기채 평면이 닿을 수 없는 곳에서

감행하는 착륙과 이륙의 기민함은

잠이 덜깬 내게

이제 그만 자라고한다.

그들의 기민함을 제압하기 위한

섣불리 휘두른 전기모기채에

내 책상 위 수많은 소품을 스스로 박살내는

어리석음을 나보다 그들이 더 잘 아는것 같다.

그들의 움직임은 나를 운동하게 만든다

예상 경로에 전기 모기채를 휘둘러

걸려든 모기가 비명횡사하는

따다닦 하는 소리가

내안의 잔인성과

비모기적 관점에서 전해지는

통렬함으로 내 잠을 완전히 깨운다.


From 모기 덕분에 일찍 일어난 - 유혈 시인 큐티

새벽 침실에서 전기모기채를 번개처럼 치켜든 남자와 날아다니는 모기들, 침대 위 고양이와 책상 위 소품을 담은 삽화
모기 덕분에 일찍 일어난 아침 · 사용자 제공 삽화